Bioinformatics Q&A
   
  [예전 글] bioinformatics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나? II
  Writer : Seyeon Weon     Date : 06-02     Hit : 7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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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9. 30

아래는 포항공대 신문에 사설로 실렸던 글인데, 이제서야 제 눈에 띄었군요. 매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니, 찬찬히 읽어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게 바로
현재로서의 최선입니다. 좀 쓸데없는 소리지만, 제가 늘 해왔던 주장이기도
하군요. 아래 글에서 "물론 생물정보학 만을 다루는 학과를 만들어 가르칠 수도
있겠으나 그 경우 어느 한 분야도 깊이 있게 배우지 못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바람직한 해결책은 아니라 생각한다."라는 문장은 괜한 걱정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 바로 문제의 본질이 놓여 있으니 말입니다. 그럼, 지금 이
부분까지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글일 터이니 반드시 읽어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포항공대 신문

2001년 3월 28일 제164호

http://cgi.postech.ac.kr/cgi-bin/service/times/view.pl?num=164&manuscript=t003

[사설] 복수전공제도를 적극 활용하자.

새내기들이 포항공대 생활을 시작한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되었다. 이젠
학교생활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을 것이며, 각 과목 과제물도 한 번 이상은
해보았을 것이니 대학교 공부도 실감나게 느낄 것으로 생각된다.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신입생들과 2학년들에게 복수전공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바란다는 말을 하고 싶다. 물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기간 중에 많은
조언을 받았겠지만 복수전공의 필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과 같은 기간 또는 약간 긴 기간 동안에 두 학문 분야를 공부하면서
2개의 학위를 동시에 취득한다는 것은 정녕 힘든 일이다. 그러나 훗날 크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포항공대생들이라면 도전해 볼만한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복수전공에 대한 당위성은 21세기에는 매우 다양한 학문 분야가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기존의 단일학과 전공이라는 틀로는 다양성을 수용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사실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그 한 예가 21세기 골드러쉬로 일컬어지는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
분야이다. 이 분야는 인력수급 면에서 볼 때 현재 수요 대비 공급이 가장 부족한
분야로 알려져 있으며 선진각국에서도 인재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이다. 이 분야의 연구를 위해서는 생명과학 분야와 컴퓨터공학 분야의 깊은
지식이 동시에 필요하다 한다. 그러나 그간 생명과학 분야와 컴퓨터공학 분야는
상호간에 관계가 거의 없는 것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양 학문을 동시에 공부한
인재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물론 생물정보학 만을 다루는 학과를 만들어
가르칠 수도 있겠으나 그 경우 어느 한 분야도 깊이 있게 배우지 못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바람직한 해결책은 아니라 생각한다. 미래에 정말 창조적인 일을
해보고 싶은 학생들은 적어도 학부과정에서는 양 학문을 체계적으로 공부함으로써
기초를 든든히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위에서는 하나의 예를 들었지만 앞으로 발전될 많은 학문분야들이 기존 학과
관점에서 보면 2개 이상 학과들의 깊은 지식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때 그때 여러 형태의 학과를 만들어 교육시키는 것은
학문의 깊이 면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기존의 학과 틀은 유지하면서
커리큘럼을 발전시키는 한편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복수전공제도를 활용하는 게 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포항공대 10개 전공학과에서 복수전공으로 택할 수
있는 학과들 조합은 매우 다양하다. 우선 복수전공 조합이 45가지가 있으며 한
학과 공부를 더욱 심도 있게 공부하는 10가지 경우를 더하면 55가지의 다양한
형태의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겠다.

복수전공을 하는 경우 예상할 수 있는 장점들은 이 외에도 많기 때문에 선진 각국
특히 미국의 경우 높은 비율의 학부 학생들이 복수전공을 해오고 있다. 우리
대학도 교육과정 개편으로 졸업학점을 140학점에서 120학점 수준으로
조정함으로써 복수전공의 기회를 대폭 확대하였는데 새 학칙의 적용을 받고 있는
2000학번부터는 많은 학생들이 복수전공을 택하리라 생각된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많은 학생들이 택하고 있지 않고 있어서 큰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많은 학생들이
택하게 됨에 따라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는데 미리 대비해서 혼란이 없도록
해야 하겠다. 그런 관점에서 몇 가지 점들을 같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복수전공시 정체성(identity)의 문제이다. 현 제도하에서는 늦어도 2학년
때는 학과를 배정받게 되는데 이때의 학과(이후 편의상 A학과라 칭함)와 그 뒤에
복수로 택하게 되는 학과(편의상 B학과라 칭함)에 대한 느낌의 차이를 어떻게
하면 최소화하느냐 하는 것이다. 둘 다 등가의 복수전공인데 자칫하면 주전공,
부전공과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많은 학생들이 특정
학과에 복수전공을 희망했을 때에 대한 배정 원칙 등도 각 학과별로 또는
전체적으로 확실히 정해 있어야 하겠다. 세 번째로는 현실적인 문제로써
복수전공을 하는 경우 수강신청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A학과의
전공필수 과목을 수강하기 위해서는 B학과의 전공필수 과목을 수강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러한 문제점들은 학교측에서 깊은 연구를 통해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겠다. 이 문제는 심각한 것으로 자칫하면 다음해에
신청하게 되는 등으로 재학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복수전공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살펴 본 문제점들은 우리가 지혜를 모으면 쉽게 해결될 수 있다. 많은
포항공대 학생들이 복수전공 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학부시절 저력을 키움으로써
다양한 형태로 발전될 미래의 학문세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해
본다.